[칼럼/김도영 교수] 20대 청년들이 떠나는 제주

김윤이 | 기사입력 2022/03/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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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도영 교수] 20대 청년들이 떠나는 제주
기사입력: 2022/03/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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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영 교수 (제주국제대학교 상담복지학과)

 

20대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고 있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8년 이후 4년 동안 20대 청년들이 제주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언론에서는 감소’, ‘유출’, ‘탈출이라는 내용으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20대 청년들이 입장에서는 탈출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필자가 볼 때도 탈출이 타당한 것 같다.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로 언론에서는 낮은 상용근로자의 비중, 낮은 임금 수준, 즉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교육훈련기회 부족, 학력 및 학벌, 지역 차별에 따른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 등을 꼽고 있다.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 가장 많이 이주한 곳은 수도권이다.

 

실제 청년들은 수도권 프리미엄이 주는 이익 때문에 수도권으로 가장 많이 떠나고 있다. “지역이동이 대졸자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의 결과를 보면 비수도권 대졸자의 수도권 집중에 임금격차라는 경제적 요인이 작동한다고 하면서, 첫 직장이 수도권인 대졸자가 두 번째 직장 이행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더라도 임금상승효과가 없었지만, 비수도권 대졸자가 수도권으로 이동할 경우 첫 직장 대비 약 10% 수준의 임금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고 하였다. ,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의 직장이 임금을 10%이상 더 준다는 뜻이다. 이러한 결과들이 제주 청년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청년들이 제주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여 자발적으로 떠나는 경우에는 청년들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청년들이 더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유익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청년들은 제주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청년들이 수도권 프리미엄으로 인해 제주를 떠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논문에서는 출신대학 소재지에서 첫 직장을 구할 경우에는 이주 경향이 감소하고 대학의 취업지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비수도권 취업 경향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여 비수도권 대학의 취업 지원을 향상시키는 지역차원의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월간노동리뷰의 청년층 지역이동의 특징과 지역 특성의 영향에 대한 글에서도 비수도권 출신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 비수도권으로 회귀하여 취업하는 경향은 낮은 반면, 수도권 출신이 비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에는 수도권으로 회귀하여 취업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였다. 이는 청년들이 지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서 대학진학과 졸업 후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함을 보여 주는 결과이다.

 

따라서 제주에서 청년들이 안착하여 지역사회를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러 다양한 환경들이 갖추어져야 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투 트랙, 즉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대학의 취업지원 정책의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대학교육과정의 혁신을 통한 대학교육의 질 제고가 이루어져 청년들이 가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생, 즉 청년들이 지역에 있어야 정책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이러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미비하다.

 

필자는 대학에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 교육의 혁신적 변화에 더 중점을 두고 교육정책을 개선 및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수도권에서 학업을 수행하면서 거주할 때의 가치와 제주에서 이러한 것들을 수행할 때의 가치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대학 스스로 개혁을 통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 자체만으로는 이러한 혁신을 하기에는 자금, 인력 등의 한계가 있다. 지자체 및 지역사회의 지원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대학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수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의 생각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하고,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 생각도 달라져야 하는 등 사회시스템 전반이 함께 변화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사라진다면 지역사회도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는 타 지역의 사례를 놓고 본다면 힘들고 어렵더라도 변화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모 대학교 총장이 신문에 쓴 다음의 글에 공감이 간다.

 

지역과 대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지역이 살아야 대학이 살고, 또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대학이라는 조직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따라서 지역대학을 지방대학이라 무시하지 말고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으로 키우는 것이 우리지역을 발전시키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학, 지자체,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행동해야 한다. 당장은 지역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못 느낄지 몰라도, 대학과 청년들에 투자한다면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해 지역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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